보이는 행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행동주의로의 학자들과 다른 관점과 개념을 갖었던 인지주의로는 보이지 않는 인간의 사고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인식을 통해 이를 이해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국어 습득과 관련해서 언어 습득 장치(Language Acquisition Device)를 주장한 MIT의 촘스키(Chomsky, 1928~) 교수가 대표적인 인지주의 학자이다. 언어습득 장치 안에는 모든 언어에 필요한 기본 원칙이 담겨 있기 때문에 인간은 누구나 선천적으로 언어적 본능을 타고나는 것이고, 언어를 사용하는 사회 환경에서 태어나 그 언어에 접촉하게 되면 일차언어자료(primary linguistic data)를 기초로 하여 언어를 습득하게 된다고 한다. 또한 촘스키는 인간의 뇌 속에 언어습득과정에 중심적 역할을 하는 일종의 특수기관이 있으며, 이 가상의 장치가 언어습득 장치(LAD)라고 주장한다. 일부 언어전문가들은 언어습득 장치가 좌뇌의 전두엽에 자리 잡고 있다고 믿는다. 언어 습득 장치를 통해 선천적으로 언어가 습득되고 이러한 언어 습득 능력은 0세부터 13세까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된다. 언어능력은 일반적인 지적 능력과는 다르며 인간의 언어 습득 장치에는 모든 언어의 공통된 보편문법이 선천적으로 갖추어져 있다. 말은 배우는 것(learning)이 아니라 습득하는 것(acquisition)이라고 하였다. 촘스키에 따르면 인간의 뇌에는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언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하는 보편적 문법 지식이 언어 습득 장치에 미리 프로그램화되어 있어서 아동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자동으로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촘스키의 주장은 생성문법을 주장하는 학자들에 의해 지지가 되었으며 구조문법 학자들의 주장과는 차이가 있다. 구조문법 학자들은 말을 배우기 전의 어린 아동은 어떠한 지식도 가지고 있지 않고 낱낱의 지식을 기억에 저장함으로써 말을 배워가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므로 생득이론 즉, 언어 습득 능력은 생득적이고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인 능력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인 지주 의론에서 주장하는 것이다. 타고난 언어 능력을 갖춘 아이가 모국어를 습득해가는 과정은 스키마(Schema)와 관련이 있는데 이 스키마는 지식이 저장되는 단위를 말한다. 인지주의론 자들은 머릿속에 스키마가 있고 인간은 스키마를 통해서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불러내서 새로운 정보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학습한다고 주장한다. 뇌의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을 저장하는 장소가 있고 우리는 필요할 때 기억을 꺼낸다고 보는 것도 인지 주의론에서 주장한다.
레너버그 (Lennerberg, 1967) 교수가 주장한 결정적 시기 가설에 의하면 언어 습득 장치(LAD)와 보편문법(GU)이 사라지는 사춘기 나이인 만 12세가 지나면 어떤 언어이든 더는 습득이 어려워진다. 이는 뇌에 정착된 장치와 뇌 속에서 일어나는 물질의 변화에 따라 언어가 습득된다고 보는 뇌와 관련된 이론을 기본 바탕으로 한다. 레 너 버그는 2세부터 사춘기까지의 기간이 '언어 습득의 결정적인 시기'이며, 이 시기가 지나면 모국어 (제1 언어, L1)'을 습득할 수 없고 이와 같은 이유로 인해 외국어 (제2 언어, L2)도 역시 원어민만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언어를 배우는 것은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의식적으로 배워야 하기에 힘들고 어린 시절부터 배운 사람과는 달리 유창하게 말하는 것이 어렵다고 보았다. 레 너 버그의 주장에 기반을 둔 언어중추의 하나인 브로카영역이 있는 전두엽의 성장과 베르니케를 포함하고 있는 측두엽의 성장에 대해 실험과 관찰이 여러 학자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3세부터 6세 사이에는 브로카를 포함한 전두엽이 발달하고, 6세에서 13세까지는 두뇌의 성장이 앞부분에서 점진적으로 베르니케가 있는 측두엽으로 옮겨가며, 약 14세 전후 시기에 측두엽의 성장이 종료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가설을 뒷받침하는 야생 소녀 지니와 이사벨 그리고 야생 소년 빅토르의 사례를 들었지만 가설에 불과하며 외국어 학습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나이보다는 학습 동기, 주변 환경, 조건, 노출시간, 노출 강도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는 많다. 또한 성인의 언어학습이 아동의 경우와 달리 어려움을 겪는 이유에 대해서는 '퇴화설'과 '방해설'이 제시되어 '결정적 시기 가설'을 반박하고 있다. 퇴화설은 나이가 들수록 언어중추에 해당하는 뇌가 노화현상으로 기능이 약해짐으로 인한 퇴화가 언어학습을 힘들게 한다는 이론이다. 방해설은 노화현상에 기인한 것보다는 심리적인 이유로 인해 방해받는다는 이론이다. 선행학습된 문법 지식, 본래 머리가 나쁘다거나 또는 나이 때문에 힘들 것이라는 잘못된 편견이 방해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 가설은 1979년에 발표된 촘스키의 생득설과 함께 한국에 들어와 학부모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주었고 영유아 영어교육 붐이 일고 있던 시기와 맞물리면서 특정한 시기에 영어를 배우지 못하면 훗날 힘들게 배울 수밖에 없다고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인지주의 이론에서 보는 어린이의 모국어 습득은 자연적이며 생리적이기 때문에 나이가 언어 습득에 있어 중요한 요인이 되고 보편문법의 내재로 인해 어린아이들은 얼마든지 창의적으로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고 본다. 모국어를 습득한 후에 제2 언어를 습득하게 되는 순차적인 습득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인지 주의론을 바탕으로 한 언어 습득 장치와 보편문법의 존재를 실험이나 조사를 통해 알아볼 방법이 없고 신경학적으로 뇌를 들여다본다고 해도 개인별로 차이가 너무 커서 일반적인 결론을 내리는 쉽지 않다. 나이에 대한 한계요인도 이를 극복한 사람들의 예가 너무 많기 때문에 많은 연구자가 언어 습득을 사회문화 안에서 이해하고 이루어진다고 주장하는 사회문화 인지론으로 관점을 옮겨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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