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사한 일상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by Korean mom 2024. 5. 21.
300x250

'아~ 나는 문학성이 없는 것이 확실하다. 이해가 안가고 공감이 안간다. 휴~'

글씨를 읽고 있고 글씨는 문장이 확실한데 나는 이해의 고개 끄덕임을 할 수 없었다.

각 단편마다의 작가 소개와 그 작품을 골라낸 열다섯 명의 거장들.

문학성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작품이 맞을텐데 왜 나는 문장 속의 단어 하나하나가 따로 따로 존재하기만하고 마음에 담아지지는 않는걸까?

편집자의 말처럼 새로운 글쓰기에 도전하는 문학 실험실이 맞다.

이 책의 원제인 'Object Lessons'는 '실물 교육'이라는 뜻으로 작품 뒤에 배치된 해설을 통해 '공부가 되는 함께 일기'도 할 수 있다

그야말로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지도를 하나 획득한 느낌이 든다.

공감의 불일치로 인해 허탈한 마음을 어느정도는 채워 줄 도서 제목과 작가명을 기록하는 것이 조금은 위안이 된다.

  1. 히치하이킹 도중 자동차 사고 by 데니스 존슨 <- 관습을 부순 통력하고 날카로운 서사 by 재푸리 유제니디스
  2. 어렴풋한 시간 by 조이 윌리엄스 <- 귀에 대고 속삭이는 것같이 생생한 글 by 다니엘 알라르콘
  3. 춤추지 않을래 by 레이먼드 카버 <- 위대한 이야기는 영원한 가려움 by 데이비드 민스
  4. 궁전 도둑 by 이선 캐닌 <- 엄청난 깊이의 지혜, 수수께끼, 치밀함 by 로리 무어
  5. 하늘을 나는 양탄자 by 스티븐 밀하우저 <- 평범한 일상을 환상으로 만드는 세밀한 감각의 축적 by 다니엘 오로즈코
  6. 에미 무어의 일기 by 제인 볼스 <- 화자, 서술, 유머 모든 것이 명징하다 by 리디아 데이비스
  7. 방콕 by 제임스 셜터 <- 대화로 구성된 짧은 걸작 by 데이브 에거스
  8. 펠리컨의 노래 by 메리베스 휴즈 <- 가슴이 찢어지는 슬픔 by 메리 겟스킬
  9. 모든 걸 기억하는 푸네스 by 호르헤루이스 보르헤스 <- 우리는 영원히 실패하기에 경이롭다 by 알렉산다르 헤몬
  10. 늙은 새들 by 버나드 쿠퍼 <- 분노, 애정, 그리움, 두려움을 탁월하게 다룬다 by 에이미 헴펠
  11. 라이클리 호수 by 메리 로비슨 <- 이 소설을 읽고 한동안 다른 일을 할 수 없었다 by 샘 립사이트
  12. 플로베르가 보낸 열 가지 이야기 by 리디아 데이비스 <- 문장 몇 줄로 우주를 전달한다 by 앨리 스미스
  13. 거짓말하는 사람들 by 노먼 러시 <- 편집장은 첫 문장만 읽고 바로 출간을 결정했다 by 모나 심슨
  14. 브리지 부인의 상류사회 by 에번 S.코널 <- 완전히 새로운 연민을 느끼게 하는 독창적인 인물 by 웰스 타워
  15. 스톡홀름행 야간비행 by 댈러스 위브 <- 이 미친 시대에도 재미있고 기괴한 이야기 by 조이 윌리엄스

15가지의 단편 중 마음이 머무른 이야기는

4. 궁전도둑

5. 하늘을 나는 양탄자

9. 모든 걸 기억하는 푸네스

15. 스톡홀름행 야간비행

무서운 이야기보다는 즐겁고 유쾌한 판타지를 선호하는 나는 하늘을 나는 양탄자를 읽으며 즐거웠다.

해리포터 같은 느낌으로 재미있게 읽다가 환상이 평범한 일상이 되고 어린 시절의 마법은 다시는 마법을 경험할 수 없게 되는 어른이 되어버린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유아기 때부터 청소년기를 마감하는 시기까지 자주 반복해서 꾸었던 꿈이 하늘을 나는 꿈이었다. 잠을 자면서 날아다니는 꿈을 꾸면 키가 큰다던데 나는 키가 큰 것보다 꿈속에서 그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면서 꿈을 즐겼다. 얼굴 전체에 느껴지는 바람과 몸 전체에서 느껴지는 허공에서 비행하는 느낌은 참 생생했다. 어른이 되어 수영 강습에서 접영을 배울 때 팔은 몸통에 붙여 차렷 자세로 몸만 인어공주처럼 위아래로 움직이는 동작을 배우면서 물살을 가르고 수중에서 올라오는 그 느낌이 마치 어릴 적 꿈속에서 느꼈던 바람을 가르는 느낌이라고 생각이 떠오르기도 했다. 참 희한하고 신기했다. 현실에서는 한 번도 비행을 해본 적도 패러글라이딩 같은 것도 해본 적이 없는데 그런 느낌을 어떻게 아는 걸까? 하늘을 나는 양탄자를 읽으며 잊었던 어렸을 적 잠 속의 꿈이 생각이 났다. 언제부터였을까? 그 신나는 꿈을 잃어버리고 살았던 게 언제부터였을까? 문득 그리워진다.

300x250

'감사한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0) 2024.07.07
도시의 월든  (0) 2024.06.18
다정한 철학자의 미술관 이용법  (0) 2024.04.21
돈과 나와 일  (0) 2024.02.11
잠, 1. 수면의 종류와 적정 시간  (0) 2023.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