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적으로 책의 본문을 모두 읽고 난 후 프롤로그를 읽는데 이번 책은 오디오북을 먼저 듣기 시작해서 프롤로그를 먼저 접하게 되었다.
다행이었다.
소로, 월든… 내가 읽어야 하는 이책의 경로를 파악할 수 있었고 소로는 독자들에게 인생의 정답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모순이 가득한 그대로 자신을 보여주었던 것이라는 부분에서 좋았다.
8년째 미국 시골에서 정기적인 소득 없이 간소한 삶을 살아가며 이를 통해 삶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작가는 자연 속에서 단순하고 지속적인 삶을 추구하며 물질적 욕구를 줄이고 자신만의 언어와 가치관을 찾아간다.
소로의 <월든>에서 영감을 얻고 있으나 분명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현실 진행형이기 때문에 도시에서 먹고사니즘에 동참하고 있는 어떤 분이 소로의 월든에 대해 글을 썼다면 아마 나는 지금처럼 몰입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마치 영화 <트루먼 쇼>의 주인공이 결국 알아차리게 된 존재했던 현실이 전부 진짜가 아닌, 옳은 것이 아님을 깨닫는 그런 순간을 세상을 살다 보면 느끼게 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성공의 모습과 행복이 모두에게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공부를 잘하는 것이 성공의 기준이 아닐 수 있고 돈이 많은 것도 성공이 아닐 수 있다.
그래서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가가 제안한 '인생을 하찮게 보기'와 일상 생활 속의 '실험을 통한 본질적 즐거움'은 꽤 흥미롭다.
'하찮음'이라는 한 겹의 보호막.
싫은 일도 기쁜 일도 다 지나간다는 것, 이것이 땅바닥에 두 발을 꼭 딛고 서는 태도라는 것을 제안한다.
또 실험을 통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들이 나라는 사람의 성향과 취향을 이해할 수 있음을 말한다.
p.192
특별한 기술이나 엄청난 노력보다 아마 더 중요한 건 그냥 무심하게 기다리면서 계속 하는 것이다. 그 결과가 무엇이든 간에, 불안이나 기대에 발목 잡히지 않고 하고 싶은 만큼, 납득할 수 있는 만큼 지속하는 것이다.
p. 193
어차피 안 될 거야. 그러니까 대강 할 거야. 그런데 계속 할거야. 그렇게 멈추지 않고 계속하기 위해서는 몰입하고 집중해야 해.
무엇보다 작가가 주부이자 엄마이기 때문에 자신의 생활 속에서의 집안일과 아이들의 교육에도 접목시키는 부분에서
'아~ 이런 의연한 모습이어야...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어야...'싶었다.
p.194
내가 원하는 것은 이렇게 무엇도 장담할 수 없는 세상에서, 아이가 삶이 무엇을 가져도은 담담하게 그 순간에 충실할 수 있는 태도를 연습하는 일이다.
대강이지만 꽤 즐겁고 진진하게 한다.
p. 202
하고 싶은 것이나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도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같이 궁리한다.
그 어떤 것도 되지 말고, 삶에 있는 여백을 즐기고, 어떤 집단에도 헌신하지 말라는 이야기들은 공감도 되고 위로도 되고 비빌 언덕도 된다.
충분히 봄의 성장을 이루고 나면 여름이 오고, 뒤이어 가을과 겨울이 따라올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성장보다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 어느 한 계절만이 성공이고 더 좋은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책 없이 몰입하는 요즘의 나의 생활이 완벽한 하루들로 정신이 없다. 천직이라고 행복해했던 직장 생활도 불편해지고 자꾸만 시간을 끌어들이는 순간들로 힘들었었는데 그런 나에게 또 적응하다 보니 의도하지 않다고 자연스레 즐거운 것들이 바람처럼 불어온다.
하루만 살자, 하루만 더 살아보자. 힘들어서 일부러 외면하던 미래에 대한 불안에 마주칠 때마다. 마음 속으로 외치던 ‘하루만’이 ‘하찮음’으로 정리가 되고서야 마음이 훨씬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꾸준하게 하찮음으로 살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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